■ 오징어와 땅콩
바다와 땅속의 만남
나는 오징어 너는 땅콩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우리
짭짤하고 고소한 맛남
나는 짧고 너는 길쭉해
달라도 너무 다른데
의외로 심심치 않은 조합
땅콩아 내 안에 너 있다
오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
오징어 and 땅콩, 땅콩 and 오징어
우린 떼려야 뗄 수 없어
땅콩 and 오징어, 오징어 땅콩
우린 꼭 붙어다녀야 해
■ 가사 소개
술안주로 오징어땅콩 과자를 먹다가 떠오른 듀엣곡이다. 주변을 보면 오징어와 땅콩처럼 다른데 의외로 오래가는 커플이 있다.
■ 가사 분석
바다와 땅속의 만남
나는 오징어 너는 땅콩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우리
▶ 벌스1: 오징어와 땅콩은 참 역설적인 관계다. 현실에서 오징어와 땅콩은 만날 일이 없다. 오징어는 바닷속에 살고 땅콩은 육지에, 그것도 땅속에 산다.
짭짤하고 고소한 맛남
나는 짧고 너는 길쭉해
달라도 너무 다른데
의외로 심심치 않은 조합
▶ 벌스2: 모양은 또 어떤가? 오징어는 길쭉하고 땅콩은 땅딸막하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둘이지만 함께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다. ‘만남’을 ‘맛남’으로 표현했다(언어유희).
땅콩아 내 안에 너 있다
오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
▶ 프리코러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은 김정은의 손을 끌어다 자신의 가슴에 대고 말한다. ‘내 안에 너 있다’라고. 오글거린다. '오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는 오징어 삼행시를 차용한 땅콩의 반응이다.
오징어 and 땅콩, 땅콩 and 오징어
우린 떼려야 뗄 수 없어
땅콩 and 오징어, 오징어 땅콩
우린 꼭 붙어다녀야 해
▶ 코러스: 결국 둘은 꼭 붙어 다닐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에 ‘오징어땅콩’이라는 과자로 한 몸이 되었다. 이 노래는 표면적으로는 오징어와 땅콩의 이야기를 기승전결로 전개하는 서사 구조지만 이면적으로는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중첩 구조로 되어 있다.
■ 생각의 별 발상법
생각의 별 발상법은 내가 만든 6가지 창의적 사고의 도구이다. 6은 신이 천지를 창조한 완전수이자 벌집 구조나 눈꽃 결정체에서 볼 수 있은 안정적인 도형의 꼭짓점 개수다. 생각의 별을 활용하면 키워드를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다.
상: 기본 의미는 추상적 사고다. 물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서 숲 전체를 조망하는 사고이며, 개념적으로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통찰하는 사고다. 언어적으로는 상위어를, 구조적으로는 하위 시스템을 포괄하는 상위 시스템을 의미한다.
하: 기본 의미는 구체화 사고다.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다가와서 나무를 꼼꼼히 살피는 사고이며, 개념적으로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을 변별하는 사고다. 언어적으로는 하위어를, 구조적으로는 상위 시스템에 속하는 하위 시스템을 의미한다.
정: 기본 의미는 비유적 사고다. 물리적으로는 모양이 비슷한 것을 연상하는 사고이며, 개념적으로는 의미, 용도, 속성이 비슷한 것을 연상하는 사고다. 언어적으로는 유의어나 동음이어어를, 구조적으로는 다른 영역의 유사한 시스템을 떠올리는 유추적 사고다.
반: 기본 의미는 대칭적 사고다. 물리적으로는 상하, 정반, 순서, 내외를 거꾸로 뒤집는 사고이며, 개념적으로는 의미, 용도, 속성을 뒤집는 역발상이다. 언어적으로는 반의어, 회문(回文), 거울대칭어(역경/경력)를, 구조적으로는 회전초밥처럼 주객이 전도된 시스템을 떠올리는 사고다.
전: 기본 의미는 이전, 원인, 근거이다. 물리적으로는 어떤 사물이나 관념의 이전 상태를 통시적으로 추적하는 것이고, 개념적으로는 어떤 관념을 연상시키는 트리거를 떠올리는 것이다. 언어적으로는 보조관념을, 구조적으로는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후: 기본 의미는 이후, 결과, 결론이다. 물리적으로는 어떤 사물이나 관념의 이후 상태를 통시적으로 예측하는 것이고, 개념적으로는 어떤 관념이 불러오는 결과적인 관념을 연상하는 것이다. 언어적으로는 원관념을, 구조적으로는 어떤 작용이 불러오는 결과나 기대 효과를 상상하는 것이다.
■ 생각의 별로 소재 확장하기
「오징어와 땅콩」은 일단 써 놓고 억지로 생각의 별에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러한 생각의 별의 사고 과정을 거쳐 창작되었다.
상(上): ‘오징어 땅콩’의 상위개념은 무엇일까? 과자겠지? 위에서 내려다보면 오징어 주변에는 뭐가 있을까? 바다겠지. 땅콩 주변에는? 흙.
하(下): 오징어 땅콩은 ‘오징어’와 ‘땅콩’으로 구성되는군. 원래라면 바다에 있을 오징어와 흙 속에 있을 땅콩이 만나다니 재미있다.
정(正): 오징어 땅콩과 비슷한 과자는 무엇이 있을까? ‘오징어집’은 오징어가 겹치는군. ‘캬라멜콘과 땅콩’은 땅콩이 겹치고.
반(反): 오징어는 길쭉한데 땅콩은 짤막하군. 오징어는 짭짤하고 땅콩은 고소하네. ‘땅콩’을 뒤집어볼까? ‘콩땅’은 ‘콩딱콩딱’ 심장 뛰는 소리랑 비슷하네.
전(前): ‘오징어 땅콩’을 생각나게 하는 원인은 뭐가 있지? 맥주가 떠오르네. ‘오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하는 오징어 3행시도 생각난다.
후(後): 만약 오징어와 땅콩이 헤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징어는 그냥 마른오징어, 땅콩은 그냥 볶음 땅콩으로 남겠지.
이렇게 확장된 단어들을 벌스-프리코러스-코러스에 맞춰 적절하게 배치하고 다듬으면 가사로 발전한다. 그 과정에서 전체 아이디어의 70% 이상이 버려진다. 지면 관계상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실제 창작 과정에서는 위에 정리한 것보다 2~3배 정도의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적절한 것을 선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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